울타리없는학교 [1주년 특집 연재] 프롤로그 : 담장을 허무니 세상이 학교가 되었습니다
울타리없는학교 [1주년 특집 연재] 프롤로그 : 담장을 허무니 세상이 학교가 되었습니다 1년의 고백: 왜 '울타리없는학교'인가 안녕하세요, ‘울타리없는학교’ 교장 김은옥입니다. 이 필명을 사용하며 여러분과 배움을 나눈 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이 묻습니다. 왜 하필 이 이름을 선택했느냐고 말이죠. 저에게 여행은 그저 일상을 떠나는 행위가 아닙니다
울타리없는학교 [1주년 특집 연재]
프롤로그 : 담장을 허무니 세상이 학교가 되었습니다
1년의 고백: 왜 '울타리없는학교'인가
안녕하세요, ‘울타리없는학교’ 교장 김은옥입니다. 이 필명을 사용하며 여러분과 배움을 나눈 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이 묻습니다. 왜 하필 이 이름을 선택했느냐고 말이죠. 저에게 여행은 그저 일상을 떠나는 행위가 아닙니다. 지붕과 벽이 없는 거대한 교실로 등교하는 일입니다.
교과서 속 굳혀진 지식이 아니라, 발바닥에 닿는 흙의 감촉과 뺨을 스치는 바람의 냄새로 역사를 읽어내는 곳. 그곳이 바로 제가 꿈꾸는 학교입니다. 배움에는 졸업이 없으며, 여행은 우리 삶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최고의 평생학습입니다. 그 믿음으로 지난 1년을 걸어왔습니다.
팸투어의 아쉬움: 칠판 앞의 약속을 떠올리다
지난 3월, 크루즈 팸투어로 다녀온 후쿠오카는 제게 큰 숙제를 남겼습니다. 역사 교사 시절, 독립운동사 수업마다 아이들에게 영화 <박열>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조선의 예복을 입고 일제 재판정을 호령하던 박열과 그의 동지 가네코 후미코. "선생님, 정말 실존 인물인가요?"라고 묻던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 앞에, 저는 언젠가 그 치열했던 현장을 함께 밟아보겠노라 약속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정은 '정해진 일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박열 의사가 22년 2개월을 견뎌낸 후쿠오카 형무소 터를 지척에 두고도 발길을 돌려야 했을 때, 교육자로서 느낀 부채감은 묵직했습니다. 그 아쉬움이 1주년을 맞은 저를 다시 깨웠습니다.
새로운 커리큘럼: 아쉬움을 기획의 씨앗으로
이제 저는 그 아쉬움을 동력 삼아, 이 학교의 새로운 커리큘럼을 짜보려 합니다. 박제된 과거의 기록을 넘어, 우리가 직접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 걷는 ‘체험형 인문학 여정’입니다. 일본 지자체들이 조선통신사의 기록을 현대적인 축제로 승화시키는 기획력을 보며 확신했습니다.
우리의 여행 또한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을 사는 학생들에게 삶의 동기를 부여하고 어른들에게는 자유의 무게를 되새기게 하는 '성장의 시간'이 되어야 함을 말이죠.
이번 주, 저와 함께 등교하시겠습니까?
이번주부터 5회에 나누어, 제가 못다 한 발걸음을 문장으로 이어보려 합니다. 우리가 함께 넘어야 할 역사의 울타리들을 하나씩 소개하겠습니다.
[2회] 저항: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국경 없는 신념'
[3회] 성찰: 윤동주와 송몽규의 '창살 없는 별'
[4회] 평화: 조선통신사와 강항의 '미움 없는 길'
[5회] 헌신: 우장춘 박사의 '경계 없는 씨앗’
다시 그곳을 찾는 날, 저는 칠판 앞에서 약속했던 그 진심을 배낭에 가득 채워가려 합니다. 빚진 마음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희망찬 비전을 채우는 여정. 이 넓은 학교의 복도를 따라 저와 함께 걸어보시겠습니까?
다음주에는 영화 <박열> 속 그 현장으로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