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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목소리, 한 북: 판소리로 들어가는 길

노래가 말로 이어지고, 북이 목소리에 화답하며, 텅 빈 무대에 이야기가 채워진다. 판소리의 작지만 생생한 협력 관계를 자세히 들어본다.

K-Life 편집부
소리꾼 한 명이 앉은 고수 옆에 선다. 무대는 거의 비어 보일지 몰라도, 이어지는 몇 분 동안 대화와 논쟁, 장면 전환이 펼쳐질 수 있다. 판소리는 한 목소리가 이야기를 이끌고, 장단과 몸짓이 더 큰 무대라면 세트나 출연진이 맡을 역할을 해내는 형식이다. 처음 접한다면 이 작지만 긴밀한 협력 관계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2006년 5월 2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소리꾼과 고수. 기록 사진. 사진: Wikimedia Commons의 Steve46814, CC BY-SA 3.0. 비율을 유지해 640px로 크기 조정, 자르기 없음.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orea-Busan_3404-06_Pansori.JPG 라이선스: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공연의 흐름을 알아차리는 데 한국어 단어를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야기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는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를 별개의 과제로 생각하자. 무엇이 걸려 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맥락을 읽은 다음, 공연자들이 어떻게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는지 들을 여지를 남겨두면 된다.

한 대목부터 시작하기

UNESCO는 판소리를창자와 고수가 함께하는 음악적 이야기 공연으로 설명하며, 표현력 있는 노래에 말과 서사, 몸짓이 어우러진다고 소개한다. 어떤 공연은 여러 시간 이어질 수 있다. 짧은 대목은 처음 접하기에 부담이 덜하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다시 들을 여유도 준다.

짧은 줄거리가 딸린 발췌 영상을 골라보자. 재생하기 전에 세 가지를 생각해 보자. 누가 말하고 있는가, 무엇을 원하는가,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대략 이해한 장면을 뒷받침해 줄 때 번역은 훨씬 따라가기 쉬워진다. 자막이 있다면 편하게 감상하기 전에 언어를 확인하자. 영상 제목이 영어라고 해서 노래의 영어 번역까지 제공된다는 뜻은 아니다.

전체적인 소개를 먼저 보고 싶다면, 2009년 9월에 업로드된 UNESCO의 보관 자료가 판소리로 들어가는 길을 열어준다. 자료가 오래되었다는 점은 기억해두자. 이는 문화유산에 관한 배경 설명이지, 이번 주 공연이나 티켓 예매 정보를 안내하는 자료는 아니다.

2009년 9월에 업로드된 UNESCO의 The Pansori Epic Chant. 기록용 소개 영상이며, 현재 공연 목록은 아니다.

노래에서 말로 바뀌는 순간 듣기

국립국악원의 기록 공연 해설은 여러 요소가 어우러진다고 설명한다. 노래 대목, 아니리라 불리는 말로 하는 이야기, 발림이라 불리는 표현적인 몸짓, 그리고 추임새로 알려진 흥을 돋우는 소리다. 이런 용어는 이미 귀와 눈이 포착하고 있는 것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흥얼거릴 수 있는 선율을 기다리기보다 전환에 귀를 기울여 보자. 대목이 말로 넘어갈 때 이야기의 속도는 달라지는가? 노래가 돌아오면 감정이 더 길게 이어지는 듯한가? 요약하는 데는 잠깐이면 될 한 문장이 훨씬 긴 음악적 경험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서사 공연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그 확장을 따라가는 데 있다.

두 번째로 볼 때는 소리꾼의 얼굴과 손을 살펴보자. 고개를 돌리거나 부채를 다루는 동작이 시선을 이끌 수 있다. 모든 움직임을 사전에서 뜻을 찾아야 하는 암호처럼 여기지는 말자. 먼저 그 순간 장면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생각해 보자. 몸짓은 말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고수에게도 충분히 귀 기울이기

앉아서 북을 치는 고수는 음악적 주고받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반자다. 국립국악원의 설명에 따르면 추임새는 고수뿐 아니라 청중도 할 수 있으며, 관객을 공연 바깥에 두지 않고 공연 안으로 끌어들인다.

짧은 대목 하나를 들을 때는 소리꾼에게서 시선을 돌려 고수를 따라가 보자. 장단이 어디에 놓이는지, 목소리가 쉴 자리는 어디인지, 흥을 돋우는 소리가 언제 나오는지 살펴보자. 그런 다음 두 공연자를 함께 보며 대목을 다시 재생해 보자. 이 간단한 연습은 장단의 이름을 맞히지 않아도 두 사람의 협력 관계를 더 잘 들을 수 있게 해준다.

2013년 9월 7일 서울 운현궁 판소리 공연. 행사 현수막에 날짜와 장소가 표시되어 있다. 기록 사진. 사진: Wikimedia Commons의 Salamander724, 저작자에 의한 퍼블릭 도메인 헌정. 비율을 유지해 640px로 크기 조정, 자르기 없음.

실제 공연에서는 현장의 분위기를 살피며 참여 방식을 익히면 된다. 모든 침묵을 채우려 하기보다 공연자와 익숙한 관객의 반응을 들어보자. 조용히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작이다. 사진 촬영과 녹음에 관한 공연장 안내를 따르고, 휴대전화 화면이 다른 관객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하자.

소리꾼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

UNESCO의 설명은 판소리를 익히는 오랜 수련과 소리꾼마다 발전시킨 독특한 해석을 강조한다. 그래서 서로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한 대목의 녹음 두 편이 서로 비슷하지 않더라도 좋은 입문 자료가 될 수 있다. 강조점과 속도, 목소리의 개성이 달라지면 익숙한 순간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선명해진다.

무대 공연의 형식도 구별할 필요가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판소리를 비롯한 여러 장르의 공연을 소개하며, 전통 판소리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한 소규모 창극 작품도 선보인다. 같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모든 공연이 소리꾼과 고수의 구성을 똑같이 보여줄 것이라 넘겨짚지 말고, 프로그램의 형식을 확인하자.

다음 단계는 소박하게 시작해도 좋다. 다시 듣고 싶은 대목 하나를 소리꾼과 고수의 이름과 함께 저장해두자. 다음에 들을 때는 다른 요소에 귀를 기울여 보자. 한 번에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 대신 호기심을 앞세우면 판소리가 한결 친근해진다. 장면 하나, 공연자 둘, 약간의 준비만으로도 시작하기에 충분하다.

사진 출처: Steve46814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Salamander724 / Wikimedia Commons, 저작자에 의한 퍼블릭 도메인 헌정. 두 사진 모두 비율을 유지해 640px로 크기 조정, 자르기 없음.

판소리국악한국전통음악공연예술
Ian Shin글 65편 · 한국어로 씁니다

한국의 문화와 일상 속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이를 세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K Life 기자 Ian Shin입니다. K-POP, K-Food, K-Beauty, 여행,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한국의 매력과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한국의 사람과 문화, 그 안에 담긴 가치와 이야기를 세계와 연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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